세상 모든 결정 장애의 슬픔을 내 안에 가두고
사람들에게 선택의 위선을 떠벌렸다
사랑하는 것과 스스로 옭아맨 책임감 사이에서
상행성과 하행선을 고르지 못하고
내 가슴에 무자비해지도록 기다렸다
혁명은 책으로 배웠고 사랑은 화면으로 배웠다
서울에서도 고향에서도 쓰지 못한 것들
버리지 못한 것들을 치렁치렁 쑤셔 넣고 말이다
말 조차 단수와 복수를 정하지 못했다
언제나 혼자인지 함께인지 헷갈렸으니까
밥을 먹을지 술을 마실지 못 정해서
이번 삶을 멈출지 계속 사랑할지 고민했다